미국에서 먹은 음식들,
그리고 그들의 기이한 팁 문화
미국에 2주 정도 여행을 다녀왔다. 많은 곳을 다닌것도 아니고, 다양한 음식을 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록하려고 해서 이번에는 음식 사진이 꽤 많다.
미국은 예상했던 것보다 신기했고, 다양했고, 또한 기이했다. 그동안 경험하고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본다. 두서없고 시간도 뒤죽박죽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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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팁 문화를 제일 처음 겪었던 곳은 씨애틀 공항의 스타벅스다. 뭐.. 뭐? 스타벅스에서도 팁을 받아? 맞아 받더라..!
5시간 정도 경유하는 일정이었기에 씨애틀 공항 밖으로 돌아다니지 못하니까 아쉬운 대로 스타벅스에서 시애틀 시티 컵과 에너지바를 구매했다. 그리고 이번에 발급받은 트래블로그 카드를 사용했는데 역시나 듣던 대로 카드 결제창에 팁을 달라는 표시가 떴다.
18%, 20% 이런 식...어쩌지 하다가 시애틀 공항 스타벅스에서는 팁을 포함해서 줬다. 그런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 눈 뜨고 코 베인 기분? 그런 기분이 들었다.
나중에 라스베가스에 갔을 때도 스타벅스를 이용할 일이 또 있었는데 그때는 팁을 안 줬더니 영수증을 집어던지듯이 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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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나기 2주 전에 급하게 항공권을 구매해서 저렴하지 못한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셀렉트 좌석을 타고 인천 공항에서 시애틀 공항까지 갔다. 아, 나의 비행 일정은 인천-시애틀-샌프란시스코.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셀렉트 좌석은 이코노미와 비즈니스의 중간 레벨이다. 중간 레베루였어도기내식을 줄 때 흰 테이블 천을 깔아줘서 잔뜩 기대를 했지만 맛이 없었다. 빨간색 음식은 매운 돼지찜과 매쉬포테이토, 밑에는 카레+파인애플+두부가 들어있는 음식이었다.
매운 돼지찜은 짰지만 먹을만 했고, 파인애플+카레+두부의 조합은 정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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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은 미국에서의 제대로 된 첫 끼니는 어느 쇼핑몰에서 먹은 페퍼로니 피자였다. 피자 도우는 엄청 바삭해서 기름에 바짝 튀겨서 나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맛이었고 전체적인 맛은 정말 정말 짰다.
미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짜게 먹어? 조금만 덜 짰어도 다 먹을 수 있었는데 아깝게 몇 조각을 남기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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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의 물가는 거의 살인적이었다. 식사를 2명이서 했을 경우 1인당 최소 30$~50$ 정도를 써야 식당에서 물과 어느 정도 먹을 만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라스베가스에서는 사람들이 뷔페를 많이들 간다고 해서 가봤다.
이 호텔의 맛있었던 음식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한국의 김치였다. 먼저 가봤던 지인에게 LA갈비가 맛있었다는 말을 들어서 나는 갈비만 집중 공략을 해야지 했는데 갈비뿐만 아니라 아시아 음식 코너에서 한국 음식은 김치뿐이었다. LA 갈비는 저녁 메뉴인 듯?
왜 김치가 맛있었냐하면, 다른 음식들은 요즘 한국의 뷔페에서도 먹을 수 있는 수준의 맛이었고 기대했던 것과 다르게 우와~스럽지 않았다. 그 와중에 먹을만했던 건 새우, 치즈, BBQ 고기였다. 그러니 김치가 맛있었을 수밖에..
여기가 어느 호텔의 뷔페였는지 밝히지 않으려는게 아니라 호텔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 ㅎㅎ. 그렇게 중요한 일정이 아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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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와서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중 하나였던 미트볼 스파게티를 먹었다. 적절한 짠기와 육즙이 느껴졌던 미트볼 그리고 신선한 토마토소스가 좋았다. 다만 다 먹고 나서 팁으로 미트볼 스파게티 한 그릇 값을 더 주고 왔다. 그래서 속이 쓰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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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였나.. 미국 커피의 맛은 다 비슷비슷했다. 쓰다보니 미국 음식은 다 그냥 그랬다고 쓰고 있는 거 같은데,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은 정말 다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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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백종원님은 미국에서 손바닥만 한 굴을 드셨는데유? 그걸 기대하고 시켰건만 나온 굴들의 사이즈는 내 엄지 손가락만 했다.
한국에서는 생굴을 못 먹게 된지 한참이라 시켜본 메뉴인데.. 사이즈에 실망했다. 하지만 맛은? 꽤 신선했고 같이 나온 소스들과의 조합도 아주 굿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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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에는 구운 새우라고 되어있었는데 빵 위에 얹어서 나왔다. 의외로 미국 음식들에 고수가 들어간 게 있더라. 새우 위에 올려져 있던 건 다행히도 파슬리였다.
고수는 영어로 coriander 커리안더, 코리안더라고 알고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cilantro 실랜트로 라고 한다. 찾아보니 커리안더는 고수 그 자체이고 실랜트로는 고수 식물의 잎이라네.
고수는 나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라, 아니 산 같은 존재라 외국에서 음식을 먹을때 참으로 조심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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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이 라스베가스에서 식당에서 식사를 제대로 하려면 많은 돈이 들지만 적당한 가격에 밥을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들이 여기저기 있다.
예전 외국에서 살때 푸드코트에서 중국 음식을 많이 먹었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음식들을 팔지 않아 꽤나 섭섭했었지. 그 섭섭함을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풀었다. 딱 푸드코트에서 파는 외국의 맛이 섞인 중국 음식의 맛! 내가 원하고 그리워했던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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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다름 아닌 물을 구하는 일이었다.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도시라 물이 귀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물값이 이 정도로 비싼지는 몰랐다.
사진 속 1리터의 물 한병이 팁을 포함해서 10$ 넘었다. 여행할 때 물을 꽤 많이 마시기에 항상 2리터 정도의 물이 주변에 있어줬으면 했는데 물이 물이 물이 좀 비싸야 말이지!
근처에 슈퍼가 걸어서 10분거리에 있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거기서 작은 페트병에 들은 물을 묶어서 파는 걸 들고 오더라. 그런데... 나는 무릎이 안 좋아서 요즘 무거운 물건들을 들고 걷는 게 벅찬 것도 있고 거기서 무거운 물을 그 더운 날씨에 호텔까지 들고 걸어 올 자신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호텔 편의점에서 사서 마셨다.
너무 비싸 물! 호텔에서 웰컴 드링크로도 안주는 라스베가스 물! 너무 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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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곳이라 음식들도 다양한 종류가 많았다. 그중 동네 맛집이라고 하여 찾아간 베트남 쌀국수 가게, 주인은 재미있게도 남미 쪽 사람이었다. 남미 사람이 쌀국수를 팔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냥 특이했다는 거지.
맛은... 고수를 빼달라고 했지만 고수맛이 강한 국물에 여러 가지 소고기 부위가 들어간 쌀국수였다. 나는 어묵 같은 피쉬볼은 먹지만 고기로 만든 비프볼은 잘 안 먹는데 여기에 잔뜩 들어가 있었다.
그래도 먹고나니 속은 뜨끈하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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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여행+생활이 끝나갈 무렵 가게 된 일식 가게에서 뜨끈한 사누키 우동을 먹었다. 짠맛의 미국 답게 우동도 굉장히 짰다. 생생우동의 고급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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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는 동안 꼭 차이나 타운에서 제대로 된 딤섬을 먹고 싶었지만.. 그쪽은 위험하다는 말에 집 근처에 있는 딘타이펑에 갔다. 체인점이라 비슷한 맛이겠지 했는데 또 나름 다른 맛이었다.
샤오롱바오는 흑돼지고기를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해서 그런지 괜히 더 진하고 맛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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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그들의 기이한 팁 문화,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웠다. 한국에 이런 문화가 정착이 된다면 사람들이 선뜻 외식을 하려고 할까?
예를 들어, 한국에서 삼겹살과 그 외 음식을 먹고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팁으로 삼겹살 1인분 가격의 값을 더 달라고 한다면, 이걸 과연 한국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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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오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쇼핑 좀 해볼까 싶어서 돌아다녔지만 막상 살게 없어서 마실 물과 과자를 사러 카운터로 향했다. 트래블로그 카드로 결제했더니 카드 결제창에 팁이 떴고, 그동안 여기서 얼마나 살았다고 나 또 아무 생각 없이 10%의 팁까지 결제했다.
뒤돌아서 든 생각이, 아니.. 나 지금 뭐 한 거지..? 물건만 산 건데 팁을 줘버렸네? 와.. 내 돈.... 마이머니!
한국에서도 요즘 팁을 받겠다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나의 하루를 반짝여줄 서비스를 받았다면, 또 그 순간 내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기분 좋게 몇 천 원은 줄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같은 강제 팁 문화가 한국에도 들어온다면 나 정말 화가 날 거 같다!
아무튼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미국 여행, 큰 사건 없이 안전하게 잘 다녀왔으니 그걸로 만족하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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