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때 있었던 일
묻지마 폭행이라던가, 칼부림이라던가.. 흉흉한 뉴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요즘.. 나는 콩이와 산책을 할 때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다니고 있다. 겁쟁이 콩이는 나를 지켜줄 수 없으니 ㅎㅎ 나와 우리 콩이는 내가 지켜내야지.
사실 단지 안에서만 돌아다니는 거라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매일 똑같이 걷는 산책길 안에서도 일이 터지려면 제대로 터질 수 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닌다.
엊그제, 콩이와 낮에 햇빛이 좋은 시간에 산책을 나갔다. 오래간만에 사진도 찍고 즐겁게 산책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던 중에 어떤 남자와 우연하게 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 뒤에서 걷고 있는 남자와의 거리는 좀 있었지만, 아까 마주칠 때 약간의 싸함을 느꼈기에 콩이와 함께 빠르게 단지 공동현관으로 왔다. 그리고 뒤가 이상해서 돌아봤더니...
그 남자가 씩씩거리며(아마도 나를 따라오느라 빨리 걸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뇌가 정지된 느낌이었다. 빨리 걸어서 배가 화가 많이 났는지 가만히 서서 아파트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본인의 삐져나오는 똥배를 정리하고 있었던 게 더 무서웠어..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라 바로 경비실로 갔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나와 콩이의 뒤를 따라왔다.
남자는 편지함 쪽에서 '아우씨..'거리며 나와 콩이를 주시하고 있었고, 나는 뭐에 홀린 듯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그때 갑자기 든 생각이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한다면? 먼저 타라고 한 뒤에 나는 그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겠다라고 대충 둘러댈 생각을 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올 동안 나는 남자를 티 나게 주시하였고(나도 널 인지하고 있다고 알리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남자가 만약에 콩이와 나를 해하려고 하면 어쩌지, 가방을 메고 있던데 칼이라도 있으면.. 그럼 콩이를 감싸 안고 버텨야 하나.. 아니면 맞서서 싸워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을 하는 동안 엘리베이터가 1층에 왔고, 나는 콩이를 얼른 태운 후 닫힘을 여러 번 누른 후 우리 집 층수만 누르면 그 남자가 따라오거나 그럼 어째..
그래서 중간부터 다양하게 층수를 누른 뒤에 우리 집에 왔을 때 얼른 내려서 밖에서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르니 베란다를 최대한 쳐다보지 않고 집으로 들어왔다.
집에 돌아온 후, 남자가 메고 있던 가방 안에는 아마도 전단지가 들어있던 게 아닐까? 하며 내 기억을 미화시키기 시작했지만.. 몇 시간 지나서 들어온 가족에게 편지함에 전단지는 없었다는 답을 듣고 그 남자는 어떠한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이런 일도(이상한 사람이 따라오는) 처음은 아닌데, 겪을 때마다 소름 돋고 무섭다. 3단 봉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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