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엔드라이브를 뒤진다. 나의 엔드라이브에는 두리가 우리 집에 와서 떠나기 전까지의 사진이 업로드되어 있는데, 친절한 엔드라이브는 내가 두리를 잊어버릴까 봐 이벤트별로 폴더를 나누어 보여준다.
어제 본 두리의 동영상은, 두리가 목욕만 하면 자꾸 기절을 해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한달 이상을 안 씻겼는데... 그 꾀죄죄한 얼굴을 하고는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서 광합성을 하는 영상이었다.
이런 느낌의 얼굴이었지. 그런데 그 꾀죄죄한 얼굴이, 냄새도 찌린내가 나던 그 얼굴이 너무 보고 싶어서 울컥하며 울었다. 엉엉은 아니고 또로로 눈물을 흘렸지.
찌린내가 나도 좋으니 저 얼굴에 뽀뽀도 해주고 두리 좋아하는 밥도 먹이고.. 그러고 싶다. 두리를 꽁꽁 싸매고 캥거루 주머니에 넣어 동네를 걷다 오고 싶다.
양모펠트 작업을 독학하고 있는데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강아지 모형의 인형을 살아있을 때 만들어 둬야 한다는 걸 느꼈다. 두리는 너무 갖가지 색상을 갖고 있다. 입은 까만색도 있고 회색도 섞여 있고, 귀는 흰색 갈색 브릿지가 들어있는 색상에, 또 머리털과 목 부분은 곱슬이다.
두리가 어렵게 생긴 강아지라는걸 양모 펠트를 공부하고 난 후 알았다. 살아있을 때 진작에 두리 닮은 인형으로도 미리 만들어 둘걸.. 후회된다.
귀여운 담요나 쿠션을 보면 매번 두리랑 콩이를 사다줬는데, 이제는 콩이만 챙긴다. 그렇다고 돈이 덜 나가는 건 아니다. 여전히 두 개의 담요 두 개의 인형을 사서 콩이를 다 준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걸 알고 있다. 앞으로 콩이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걱정되고 불안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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