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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 기록

산책 중 생기는 귀찮은 일들 | 산책 빌런들을 만난 썰 | 액션캠과 함께 한다.

by heyuable 2023. 4. 3.
산책 중 생기는 귀찮은 일들.

 

날씨가 따뜻해졌다. 이런 계절이 오면 집안에서 겨울잠을 자던 강아지들과 그들의 견주들이 밖으로 나온다. 안타깝게도 모든 견주가 개념을 챙기고 법을 잘 지키며 강아지들을 산책을 시키지 않으며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꽤 많다.

 

 

강아지는 잘못이 없지. 항상 사람이 잘못이다.

오늘은 산책 중에 어떤 강아지가 콩이에게 격렬하게 다가왔다. 강아지는 거의 두발로 걷다시피 콩이에게 천천히 다가왔고 당연히 콩이가 좋아할 리가 없지. 

 

나는 이럴때면 총 3번의 거부 의사를 표시한다. 3번이나 싫다고 했는데도 지나치지 않고 가까이 온다면 그건 싸우자는 거 아닌가? 다행히도 귀찮은 말 싸움 없이 강아지와 견주는 우리의 곁을 떠났다. 내가 굉장히 유난을 떤다는 눈빛을 남기고 말이다. 

 

 

며칠 전에는 어떤 소형견이 콩이의 앞에서 줄을 안 하고 주인을 쫄쫄쫄 따라가고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그 강아지가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않는다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예전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면 내가 단명할 거 같아서 이제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그 강아지와 견주가 멀리 떨어질때까지 콩이와 기다렸다가 다시 산책을 시작했는데 웬걸.. 코너를 돌아가니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을 막고 서 있으면서 콩이에게 인사를 시키고 싶었는지 줄을 대충 했더라. (옷에 고리가 달려있어서 거기다 리드줄을 걸고 그걸 몸 줄이라고 하고 다니더군..) 

 

움직일 생각을 안 하길래 '저희는 반대쪽으로 가니 지나가세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상대방 견주가 대뜸 하는 말이...'얘 물어요?' 였다. 이런 경우에는 말이 곱게 안 나가지. 

 

그래서 나도 같은 어투로(떨떠름하면서 날카로운 말투) '얘는 물어요?'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제야 자기 개는 안 문다고 답을 하길래 우리 콩이도 물지 않는데 겁이 많아서 인사하는 거 안 좋아한다고 답해줬다. 

 

잠깐 망설이던 견주는 자기 강아지를 데리고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멀리 떨어지더니 또 몸 줄을 풀더만. 과태료를 한번 내봐야 정신을 차리지.. 아휴.

 

 

산책 중에 시비가 자주 걸린다면 

콩이와 나는 크게 시비가 걸린 적이 있다. 그 뒤부터 액션캠과 핸드폰은 항상 챙기고 산책을 나간다. 액션캠은 상황을 재빠르게 녹화와 녹음을 하기 위해서이고 핸드폰은 경찰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대처를 하기 위해 잊지 않고 갖고 나간다. 

 

시비가 걸렸을 때 나는 길 한복판에서 상대방 견주에게 악에 받친 소리를 지르고 내 소리를 듣고만 있을 리가 없던 상대방도 이년저년 하면서 싸우다가 주변인들이 말려서 겨우 마무리가 되었다.

 

그 일이 있고 콩이는 다음 날 피가 섞인 오줌을 쌌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난리가 아니었다. 결국 신장이 안 좋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런 일을 겪은 후 내가 배운 점은 정말 작정하고 콩이와 나를 무시하거나 상대방의 강아지가 우리 콩이에게 해를 끼치는 상황이 아니라면 최대한 참고 지나가게 둔다. 

 

어떤 강아지들은 견주가 나같이 싸워도 잘 버티는 애들이 있던데 콩이는 나 닮아서 가슴이 새가슴인지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 당황해하고 패닉상태에 빠진다. 

 

블랙박스 촬영 중 | 다가오면 촬영함 

그럼 어떻게 산책 중 겪을 수 있는 시비나 귀찮은 일들을 피할 수 있을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액션캠과 리드줄에 네임택을 달고 다니는 걸 추천한다. 실제로 나는 매일 콩이의 리드줄에 '블랙박스 촬영 중, 다가오면 촬영함'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메시지택을 달고 다닌다. 그리고 손에는 액션캠을 항상 끼고 있다. 

 

이렇게 준비를 해서 매일 산책을 나가면 메시지를 읽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만, 상대방 견주들이 가까이 와서 귀찮게 하거나 다가와서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이 메시지택이 망가지면 조금 더 눈에 띄는 색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담아서 만들어보려고 한다. 예를 들면 오프리쉬 꺼져, 귀찮게 하지 마. 이런 글들 말이다. 

 

그리고 오프리쉬 강아지들이 다가와서 사고를 칠 경우에는 과태료에 관한 내용을 말해주려고 메모장에 써놓고 다닌다. 

 

내가 쓴 방법들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내 강아지는 나만 지킬 수 있다. 싸움이 나고 경찰이 와도 증거가 없으면 도와주지 않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나와 내 강아지의 평화로운 산책을 위해서라도 시비가 잘 걸리는 견주들은 액션캠과 메시지택을 꼭 장착하고 다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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