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다니고 있다.
벌써 3주가 지나고 정신과 상담일이 다가왔다. 나는 정신과에서 상담과 약물치료를 진행한 지 3년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글에 '3년'이라고 쓰고 나니 꽤 오래되었구나 싶다.
정신과를 찾아간 계기는 정신적으로 점점 안 좋아지는 내 자신을 모르는 척하고 지내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 이렇게 사는 것은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스스로 찾아갔다. 그때 찍어 놓은 내 사진을 보면 바짝 구겨진 검정 도화지 같다.
현재는 천천히 삶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정신과 첫 진료의 기억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첫 진료비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5만 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살펴봐야 할 설문지가 얇은 잡지 정도의 두께였는데 당시에 정신없는 와중에 그 종이들의 문항을 체크하느라 엄청 짜증이 났었다.
설문지 결과를 들으러 간 날부터 지금까지도 선생님은 현재 내 상황을 자세하게 알려주시지 않는다. 기분 조절에 문제에 있다고만 알려주셨는데 나는 선생님의 방식이 마음에 든다. 만약에 '심각한 우울증, 조울증 그 외 등등이에요.'이라고 말해주셨으면 나는 또 자기 연민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첫 진료 후 내가 안정을 찾아갈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갔다. 선생님과의 상담은 대략 10분 정도이고 병원에 다니는 몇 달 동안 선생님에게 할 이야기를 종이에 써서 가져갔다. 개인적으로 이런 병원에 다니는 것이 처음이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아무 이야기나 하다가 오고 싶지 않았다.
3주에 한번씩 정신과에 가고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종이에 써서 가져가지 않으면 선생님 앞에서 헛소리를 논스톱으로 하고 올 정도로 꽤나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나서 이제는 3주에 한 번씩 정신과에 다녀오고 있다. 더 이상 종이에 글을 써가지 않는다. 진료비는 진료비 1만 원 미만 약은 3주 치가 1만 5천 원 정도 된다.
전보다 꽤 괜찮아져서 약도 줄고 안정도 찾아가고 있지만 내 마음 속에서 여전히 꿈틀거리는 우울한 감정 때문에 아직까지 병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3주에 한 번이라는 시간은 정말 빨리 찾아와서 매번 병원에 가기 전에 갈까 말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지각을 한번 한 것 빼고는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다.
나는 3주동안 잘 살았나? 생각해보자니, 요즘은 잘 못 살고 있는 거 같다. 삶의 흥미가 없달까. 그래서 불안하고 병원에 다녀오면 조금의 안정감을 느낀다.
Self care isn't selfish
(나를 돌 보는 일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자주 해주시는 말씀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 건강을 돌 보는 일에 인색해서 정신과!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손사래를 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도 요즘은 정신과를 향한 문턱이 조금 낮아지지 않았나 싶은 게 내가 다니는 병원에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나는 정신과에 다닌 일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병원이 나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 스스로 바뀌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병원은 이번 년만 다니고 그만 다니고 싶은데 이 부분은 선생님과 충분한 대화를 한 후 조절하려고 한다.
이런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내 잡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그냥 오늘 새벽, 우울한 감정 때문에 힘든 어떤 사람이 내 글을 본다면 위로가 되어주고 싶었다. 내 자신을 돌 보는 것은 이기적인 일이 아니다. 2022년이다, 조선시대가 아니란 거지. 앞으로는 정신과에 다니는 일이 평이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 마음에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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