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멘탈 체크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을 쭉 되돌아보면
속이 뻥 뚫리게 살아본 적이 있었나-?하고.
기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웃은 적도 있었고, 좋아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 깊은 곳까지 시원해졌던 기억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항상 어딘가가 막혀 있었고,
언제나 다음을 대비하며 살아왔던 거 같다.

나는 왜 항상 멘탈이 엉망일까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마음 먹기 나름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지만 내 멘탈은 몇년, 몇십 년을 뒤돌아봐도
늘 비슷한 상태였다.
회복되는 것 같다가도 금방 다시 무너지고
조금 괜찮아지면 또 다른 걱정이 덮쳐왔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늘 긴장 상태로 살아온 사람이었다.
문제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문제를 준비했고,
안정적인 순간조차 이게 언제까지 갈까-를 먼저 생각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내 뇌와 마음은 어느새 이렇게 학습해버린 것 같다.
안정은 잠깐
긴장은 기본값
이 상태가 몇년이 아니라 수십년 이어지면
멘탈이 엉망처럼 느껴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속이 뻥 뚫리지 않았던 이유
속이 시원하게 산다는 건,
사실 엄청난 자유를 누리는 삶을 말하는게 아니다.
그건 아마도 이런 감각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일이 생겨도
나는 괜찮다-는 느낌
하지만 나는 그 감각을 가질 여유가 거의 없었다.
늘 참고
늘 조절하고
늘 감정을 관리하며 살아왔다.
기쁨이 와도
완전히 기뻐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었고
편해질 만하면 다시 긴장했다.
그래서 웃고 있어도 마음은 늘 반쯤만 열려 있었고,
기쁜 순간조차도 그 순간을 100% 즐기지 못했다.
나는 바보가 된게 아니었다
요즘들어 스스로가 바보같아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판단이 느려지고, 생각이 흐려지고
괜히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멍청해져서가 아니었다.
너무 오래 버텨온 결과였다.
늘 책임을 먼저 떠안고,
늘 이해하는 쪽에 서 있었고,
내 감정은 항상 뒤로 미뤄왔다.
그 대가로
에너지와 멘탈이 서서히 닳아 있었던 것이다.
12월의 깨달음
나는 고장난 사람이 아니다.
문제가 있는 인생을 살아온 것도 아니다.
다만 너무 꽉 조여진 상태로 오래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완전히 바뀌는 인생도
갑자기 강해지는 멘탈도 아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평가하지 않아도 되는 밤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게 나에게는
처음으로 숨이 트이는 삶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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