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일본의
저승 세계에 관해서
누구나 언젠가 한번은 맞이하게 되는 죽음,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라면?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가게 될까? 우선 1편으로 동아시아 세 나라, 한국-중국-일본의 사후세계에 대한 조사를 해봤다.
여름이라 써보는 오싹한 이야기, 오늘은 각 나라의 저승에 관련된 문화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 삼도천과 열개의 지옥문
한국에서는 사람이 죽는 순간, 어딘가에서 두명의 저승사자가 나타난다. 두명 중 한명은 인도자, 한명은 기록자이다. 혼을 잘못 데리고가면 큰일이 나니 두명이 함께 움직이면서 서로를 견제하고 확인을 하는 구조이다.
그들은 말이 없다. 창백한 얼굴에 검은 도포, 검은 갓, 이승에서의 인연은 끝났음을 알리는 존재들이다.
죽은 자는 저승사자를 따라 삼도천에 도착한다. 삼도천은 삶과 죽음을 나누는 강으로 살아 있을때 착하게 산 사람은 평온한 물길을 따라 배를 타고 건너지만, 죄가 많았던 사람은 거센 물살에 휩쓸리거나, 바닥이 안 보이는 깊은 물에 빠진다.
강을 건너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열개의 지옥의 문, 각 문에는 다른 성격의 신이 지키고 있다. '거짓의 문' '탐욕의 문' 불효의 문' 등등. 생전의 삶이 하나하나 파헤쳐지고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다.
하지만 이 길이 고통뿐인 건 아니다. 죽은자가 지옥의 문을 통과하는 49일동안 살아 있는 가족들이 올리는 제사와 기도는 죽은자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준다.
이 모든 관문을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환생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하늘로 갈 것인가의 선택이 주어진다. 한국의 저승은 죽은자의 삶을 끝까지 평가하고 또 다른 생을 준비하는 엄격하지만 희망도 있는 여정이다.
중국: 흑백무상의 사슬과 열 명의 심판왕
중국에서는 죽은자의 마지막 숨이 멈추는 순간 이승과 저승 사이 어딘가에서 두 존재가 나타난다. 그들은 흔히 무상(无常)이라고 불리는 중국 전통의 저승사자들이다.
한 명은 하얀 얼굴에 긴 혀를 늘어뜨리고, 흰 도포를 입고 있다. 그가 바로 백무상(白无常), 다른 한 명은 검은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검은 도포를 입고 사슬을 들고 있다. 흑무상(黑无常)
이들은 쌍으로 움직인다. 한 명은 죽은자를 맞이하고, 다른 한 명은 사슬을 던져 혼을 붙잡는다. 죽은자가 순순히 따라가는 경우에는 백무상이 먼저 정중하게 손을 내밀고,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경우에는 흑무상이 사슬을 던진다.
흑백무상에게 끌려간 혼은 디위(地獄) 직역하면 지옥이라 불리는 지하세계로 이송된다. 여기는 단순히 지옥이 아니라 죽은자가 생전의 삶을 평가받는 공간이다.
디위에는 열명의 심판왕이 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죄와 과오를 심판하며 죽은자는 순서대로 열개의 전당을 지나야 한다. 살아 생전 저질렀던 잘못이나 행동들이 빠짐없이 기록한 증거가 죽은자의 죄와 공덕을 따진다.
죽은자가 걷는 길은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다. 이승에 남은 가족이 죽은 이를 위해 올리는 제사, 종이로 만든 돈과 집, 옷을 태워 보내는 공물은 저승에서 혼이 사용하는 물건처럼 도착한다.
죽은자는 그걸 들고 심판을 통과하거나 심지어 형벌을 줄이는데 쓸수도 있다. 또한 중국 민간 신앙에서는 가족들이 덕을 쌓고 선행을 베풀면 그 공덕이 저승에까지 도달한다고 믿는다.
열개의 지옥문을 모두 통과한 후 죽은자는 망자교(望乡桥)라는 다리 앞에 선다. 이 다리는 죽은자가 마지막으로 이승을 뒤돌아보는 장소이기도 하다.
다리를 건넌자는 환생을 할 것인지(인간,동물,곤충) 아니면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 죄를 더 씻을 것인지 결정된다.
중국 전통에서 저승은 단순히 고통을 주는 공간이 아니라 공정하게 평가받고 다음 생을 준비하는 세계이다.
일본: 삼즈노카와와 시니가미
일본에서 죽은자는 한 줄기 안개와 함께 그림자 같은 존재를 마주한다. 그 이름은 시니가미(死神) 바로 죽음의 신이다.
시니가미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산 자가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조용히 서있다가 마지막에 혼을 데려간다.
혼은 곧바로 삼즈노카와(三途の川)로 향한다. 이 강은 저승과 이승을 나누는 경계로 죄가 적은 사람은 배를 타고 잔잔히 건너지만, 죄가 많은 사람은 급류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건너게 된다.
강을 건너면 49일동안 7번의 재판을 받는다. 7일마다 한 번씩, 혼은 과거의 삶을 돌아보며 심판을 받는다. 이 과정은 이승에 남아 있는 가족들이 지내는 49재(四十九日法要)로 완성된다. 그들이 전하는 기도와 공덕이 저승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49일이 지난 후, 마지막으로 염라대왕(閻魔大王 엔마 다이오우) 혹은 엔마사마라고도 불리는 존재를 만나 그 혼이 극락으로 갈지, 윤회를 할지 결정을 한다.
일본의 저승에는 죽은자가 오본(お盆)이라는 시기에 ( 8월 13일-16일)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 문화가 존재한다. 불빛, 향, 제단을 통해 조상의 혼은 가족을 만나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간다.
일본의 저승은 엄격한 동시에, 인간적인 교감이 살아있는 세계이다. 조용하고 상징적인 분위기 속에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하나의 귀향처럼 느껴진다.
한.중.일 저승 문화가 비슷한 이유는 불교라는 종교적 뿌리, 조상 숭배라는 문화적 정서, 인도-중국-한국-일본 으로 문명이 전파했기 때문이다.
세 나라는 죽음을 끝이 아닌 또 하나의 여정으로 받아 들였고, 그 길목에서 산 자와 죽은 자는 여전히 서로를 기억하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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