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동물병원 유목민이었다는 사실을 내가 블로그에 가끔 언급을 한적이 있다. 첫째 강아지때부터 지금의 콩이가 한 병원에 정착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 좋은 동물병원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우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선생님의 전문성, 진료 시간, 위생 상태, 진료의 투명성 등을 본다.
지금부터 내 소중한 강아지 고양이 그외 반려동물을 지켜줄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최대한 많이 나열해 보겠다.
1. 위치와 접근성.
병원에서 집이 가까운가? 대중교통이나 자차로 접근하기 쉬운가?
특히나 노령견과 함께라면 특히나 중요하다. 응급 상황인 경우 위치가 가까워야 빨리 강아지를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위생 상태
병원이 깨끗한가? 대기실, 진료실, 수술실 등의 청결은 어느정도 유지되는가? 동물들의 위생을 위한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가?
위생상태.. 이거 진짜 중요하다. 그러나 위생상태를 확인한다고 무턱대고 처치실에 들어가서 확인할수는 없는거니 나만의 팁을 공개한다. 요즘 병원들은 처치실이 오픈되어 있는 곳이 많다. 그곳에서 처치실에 있어야 할 물건들이 아닌 그외의 물건들 (예: 컵라면, 믹스 커피 마시다 남은 잔, 설거지에 가득 담긴 그릇들)이 얼마나 정신없게 있는지 체크를 한다. 지저분함이 눈에 띈다면 난 그 병원은 다시는 안간다.
3.병원 시설
의료 장비와 기술이 얼마나 갖춰져 있는가?
의료장비가 얼마나 갖춰져 있느냐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검사가 달라진다. 큰 중형 동물병원에는 여러가지 기계들이 있어서 종합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동네에서 그 정도의 규모를 가진 병원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동물 병원들도 1차 2차 3차 이렇게 나눠진다. 동네에서 동물 병원을 찾을때는 거기서 갖춰진 의료 장비로 어느정도의 검사를 할 수 있는지 꼭 알아보자.
4.전문성과 경험
수의사들의 자격과 경험이 충분한가? 수의사들이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으며 최신 정보를 반영하는가?
내가 병원을 고를때는 선생님들의 경력사항도 참고를 한다. 출신 학교를 본다는 말이 아니라, 과거에 어느 병원에서 어느 포지션으로 얼마나 있으셨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 믿음이 더 간다. 그리고 정보화 시대를 살다보니 보호자들도 자신의 반려동물에 대해 궁금한 점(약이나 보조제, 그 외 증상 관련 치료법)을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가끔 가다가 의사 선생님들은 특정 약이나 보조제에 대한 정보를 모르시는 분들도 계신다. 최근에는 어떤 방식으로 반려동물들을 처치를 하는지 알고 계시는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복이다.
5.진료시간
병원의 운영시간이 나와 맞는가? 주말과 휴일은 진료를 하는지? 야간 응급 진료가 가능한가?
6. 진료의 투명성
진료와 치료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가? 치료비용에 대해 사전 안내가 있는가? 반려동물의 상태와 치료 진행 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제공하는가?
병원의 위생상태 체크 못지 않게 중요한 항목이다. 보호자가 치료 비용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선생님들도 종종 계시고, 진료와 치료 방법에 대해서 보호자가 못 알아 들을 경우 설명 보다는 대충 넘어가는 분들도 있다. 진료때 몇 마디 나눠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나오자.
7.친절한 직원
병원의 직원들이 친절하고 협조적인가?
콩이가 예전에 중성화 수술을 할때 입원했던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10년도 더 지난 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때 생각나면 화가 난다. 콩이가 중성화 수술을 하고 깨어났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가서 면회를 했다. 간호사1에게 콩이가 물이나 밥을 먹었냐고 물어봤는데, 아주 잘 먹었다는 듯이 이야기를 해주어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콩이 성격에 이런데서 밥을 먹을리가 없는데.. 그래서 조금 이따가 곁을 지나가는 간호사2에게 또 같은 질문을 했더니 그제야, 잠도 안자고 밥도 안먹고 밤세 그냥 앉아만 있었다고 말을 해주었다. 아니 내 강아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나? 의사 선생님 만큼 중요한게 병원 직원들이다.
8.비용
진료비가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책정되어 있는가? 필요 이상으로 비싼 진료나 치료를 권유하지 않는가?
내가 생각했을때 우리나라 동물병원 진료비는 다~~~ 비싸다. 싸다고 해서 가봐도 대략 1-2만원 차이였던 적이 많다. 병원비는 지역마다 틀리니 동물 병원을 선택할때 각각의 병원들이 진료비를 얼마 정도 받는지 아는 것도 필요하다. 참고로 우리 동네는 수의사 선생님들이 서로 같은 학교 동기,선배, 후배들이 많아 모임?연합?이 있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비용도 다 비슷비슷하다.
9.입소문과 평판
병원에 대한 리뷰와 평판은 어떠한가?
병원에 대한 평판은 중요한데, 중요하지 않기도 하다. 사람들이 다니는 병원도 다른 사람들 추천으로 갔는데 나랑 잘 안 맞았던 경험들은 다들 있을 터, 동물병원도 마찬가지이다. 다들 좋다고 해서 콩이가 어릴 적 데려간 병원이 몇 군데 있는데 믹스견, 똥개, 발바리, 별소리를 다 들어봤다. 또 어느 병원 원장님이 진료를 잘 보신다고 해서 갔었는데, 그 병원은 정말 기본적인 것만 해주는 병원이었다. 직접 가보고 경험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 치료법과 접근 방식
최신 치료 방법을 사용하는가? 진단과 치료 방법에 대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가?
콩이같은 경우는 계절성 알러지가 있어서 병원에 주기적으로 간다. 그러다가 원래 다니는 병원과 시간이 안 맞아서 다른 곳을 한번 가게 되었는데 거기서는 콩이가 먹는 피부약을 지어줄 수가 없다고 했다. 콩이는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피부가 가라앉는데, 그 병원말은 자신들의 병원 말고도 요즘은 항히스타민제를 조제해주는 병원이 없단다. 선택지 제공을 안해주는 병원도 거른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나와 내 반려동물과 잘 맞는 병원을 찾는 것은 진짜 중요하다. 특히나 노령견을 키우는 집이라면 더더욱.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병원 갈일이 진짜 많아지는데, 새로운 병원들 중에는 노견을 받아주지 않는 병원도 꽤 많다.